지난해 2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현금 수천만 원을 훔친 외국인 절도범이 1년여 만에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경찰청은 용의자 3명 중 한 명인 30대 페루 여성이 인터폴의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 22일 오후 4시쯤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인도됐다고 밝혔습니다.
공범인 40대 페루 남성, 30대 홍콩 남성과 함께 A씨는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이전에 복사한 열쇠를 이용해 슬롯머신을 열고 현금 2천400만원을 훔쳐 다음날 태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이들은 한국에 들어오기 전 필리핀에서 만났습니다.
경찰은 카지노 안팎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동선을 파악한 뒤 곧바로 이들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아 태국과 카타르, 스페인, 캄보디아 등 4개국 경찰과 함께 용의자의 도주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했습니다.
경찰은 페루 용의자 2명이 범행 닷새 뒤인 지난해 2월 12일 오후 3시쯤 태국 인터폴에서 카타르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카타르 인터폴은 같은 날 오후 5시 50분쯤 A씨와 B씨가 스페인행 비행기를 타고 이동 중이라는 정보를 한국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용의자들의 스페인 입국 시간이 임박한 것을 확인한 경찰은 스페인 인터폴에 용의자 검거를 요청했습니다. 현지에 주재하는 경찰관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공항경찰대를 찾아 용의자 검거를 거듭 요청했습니다.
스페인 당국은 지난해 2월 13일 새벽 1시 20분쯤 공항에 들어온 A씨 일당을 체포했습니다.
3국으로 도주한 용의자 2명이 검거되는 데만 6일이 걸렸지만, 국내로 다시 데려오는 데는 11개월 넘게 걸렸습니다. 이들은 스페인 당국과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현지 법원에 가야 했습니다.
최근 스페인 법원이 A씨의 한국 인도를 결정했고, 우리 법무부는 호송차를 보내 A씨를 송환했습니다. 함께 체포된 공범 B씨에 대한 인도 심사도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조만간 B씨의 한국 인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콩 국적의 C씨는 아직 도주 중입니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C씨가 태국에서 육로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내로 송환된 A씨는 사건을 담당하는 강원 정선경찰서로 바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카지노 열쇠를 미리 복사할 수 있었던 배경과 절도 자금 행방, 추가 공범 등도 밝힐 예정입니다.